1. 세계경제포럼이 본 미래 고용의 결정적 변화 요인
세계경제포럼(WEF)은 2030년까지 고용 시장과 직업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예측한 '미래 직업 보고서(The Future of Jobs Report)'를 발표하였습니다. 총 290쪽에 달하는 이 방대한 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45개국, 1,000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토대로 작성되었으며, 다가올 5년을 바꿔 놓을 네 가지 핵심 변화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1) 기술의 발전: AI와 로봇이 주도하는 변화
응답 기업의 86%가 인공지능(AI)과 정보 처리 기술을, 58%가 로봇과 자동화를 직업 변화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AI는 인간의 업무를 일부 대체하면서도 결과물의 양과 질을 향상시키는 도구로, 로봇은 제조와 서비스 분야 등 실제 노동 현장에서 인간의 동료로서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현재 인당 로봇 수는 직원 만 명당 162대이며,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 5개 국가에 전 세계 로봇의 80%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2) 생활비 상승과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 또한 직업 변화의 주요 변수로 지목되었습니다. 특히 경제 불안정성이 높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술 발전과 더불어 인플레이션은 고용 전략뿐 아니라 투자 및 경제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3) 고령화와 인구 구조의 변화
선진국에서는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는 반면, 개발도상국에서는 2030년까지 12억 명의 생산 가능 인구가 새로 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들 국가에서 창출될 새로운 일자리는 약 4억 개 수준으로, 고용 불균형과 글로벌 이주 압력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민자의 유입은 한국을 포함한 고령화 국가들에게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입니다.
4) 지정학적 갈등과 글로벌 분열
자유무역에서 자국 보호주의로의 전환은 기업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4년간 수출 규제는 두 배로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신흥국 기업들의 성장 기회는 제한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기업의 71%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2. 미래 직업의 지도: 사라지는 일과 새롭게 생기는 일
WEF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1억 7천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 한편, 9,200만 개의 일자리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총 일자리는 약 7% 증가할 전망입니다.
1) 급성장하는 직업들
AI, 빅데이터, 핀테크, 사이버보안, UX/UI 디자인, 자율주행 기술 등 기술 기반 직업들이 상위 15개 직업군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9위로 배송 및 트럭 운전 기사가 포함되어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자율주행 시대가 오기 전까지는 여전히 해당 직종의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2) 빠르게 줄어드는 직업들
사라지는 직업군으로는 계산원, 은행 창구 직원, 데이터 입력자, 비서, 회계사 등 자동화 및 AI로 대체 가능한 행정 및 사무직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이 인간의 반복적인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3) AI가 바꾸는 일의 구조
현재 업무 중 47%는 인간이, 22%는 기계가, 30%는 인간과 기계가 협력해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2030년이 되면 기계가 수행하는 업무 비중은 34%로 증가하고, 인간이 담당하는 비중은 33%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는 인간의 일이 줄어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인간 한 명이 담당하는 일의 생산성과 복잡도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3. 기업들의 대응 전략과 인력 확보의 현실
1) 사람으로 대응할 것인가, 기술로 대응할 것인가
기업들은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사람 중심 전략’과 ‘기술 중심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1위는 재교육(reskilling)과 기술 향상(upskilling), 3위는 기술 인재 채용이었으며, 2위는 자동화 가속, 4위는 기술 기반 인력 대체로 나타났습니다. 오프쇼어링(해외 아웃소싱)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비중이 낮아졌습니다.
2)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조건
기업과 직원이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양측 모두 높은 보수와 승진 기회를 중요시했지만, 기업은 복지와 기술 교육을 중시한 반면, 직원은 워라밸과 연금 혜택에 높은 가치를 두었습니다. 이는 고용 유지 전략이 직원의 실제 요구와 얼마나 어긋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4. 지역별로 본 미래 직업 환경의 특징
- 북미: AI 및 자동화 기술 도입이 급속하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
- 유럽: 기후 변화 대응과 기술 전환이 핵심이며, 고령화로 인해 의료·복지 관련 일자리 증가 전망
- 아시아(한국 포함): AI, 반도체, 소재 기술 투자 활발하지만 무역 제한 등 지정학 변수 영향 큼
- 중동: 에너지 전환이 고용 구조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임
- 남미: 경제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
5. 한국 기업이 직면한 과제들
- 고용·해고 유연성 부족: 한국 기업의 67%가 고용·해고 유연성의 제도 개선을 요구함 (글로벌 평균 44%)
- 이민 정책: 한국 기업의 42%가 이민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 (글로벌 평균 26%)
- 인재 확보의 어려움: ‘적절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응답이 글로벌 평균보다 10% 이상 높음
- 기술 인프라 부족: 데이터와 인프라 부족 역시 주요 과제로 지목됨
- 능력 격차 문제 낮음: 반면 인력 간 능력 격차는 글로벌 평균보다 30%나 낮아, 한국 인력의 상향 평준화를 보여줌
6. 변화에 대응하는 개인과 조직의 자세
세계는 지금 기술, 인구, 지정학의 세 가지 변화를 동시에 겪고 있으며, 이는 고용 시장의 판도를 크게 뒤흔들고 있습니다. 기술은 일자리를 없애기도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고용을 창출하며, 고령화와 이민은 국가의 인구 구조와 문화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개인은 평생 학습과 다중 직업 시대에 대비해야 하며, 기업은 구성원과의 신뢰와 유연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