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분별한 개발의 말로, 유령 도시로 가득 찬 현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오랜 시간 ‘무조건 개발, 무조건 투자’라는 기치 아래 질주해 왔습니다. 끝없는 상승만을 믿으며 지어진 고층 건물들, 새 도시의 건설은 어느새 중국 경제의 상징이 되었죠. 그러나 지금, 그 상징들은 거대한 환상 위에 세워진 사상누각이었음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화려한 스카이라인이지만, 그 속은 텅 빈 유령 도시로 가득합니다. 사람보다 빈 건물이 더 많은 도시들이 중국 전역에 확산되고 있으며, 그 여파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를 넘어 중국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2. 헝다 사태가 불러온 치명적인 균열
2021년 3분기, 중국 부동산의 거물 헝다가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붕괴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더 이상 부동산 기업들은 토지를 사들이지 않았고, 이로 인해 지방정부의 핵심 수입원이던 토지 사용권 판매는 급감했습니다. 특히 2022년과 2023년, 그리고 2024년까지 3년 연속으로 토지 매각은 감소세를 보였고, 2024년에는 무려 17% 하락하며 최근 수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방정부 재정의 30~50%를 차지하던 수익원이 무너지자, 중국의 구조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 것입니다.
3. 신도시의 실패, 붕괴된 신뢰
중국 정부가 야심 차게 개발한 슝안 신구조차 사실상 유령 도시로 전락한 현실은 그 심각성을 극명히 보여줍니다. 입주율이 10%도 되지 않는 신도시들,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된 아파트 단지들, 주민 한 명 없는 고층 건물들. 이는 단순한 공급 과잉을 넘어선 ‘붕괴’ 그 자체입니다. 한때 ‘꿈의 도시’로 홍보됐던 지역들이 지금은 ‘현실의 악몽’으로 바뀌고 있는 셈입니다.
4. 디폴트 도미노, 부동산 산업의 동결
헝다에 이어 비구이위안, 완커 등 주요 부동산 개발사들이 연쇄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은 완전히 얼어붙었습니다. 이러한 충격은 중국 내에 그치지 않고 홍콩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고가 자산으로 여겨지던 홍콩의 부동산 가격조차도 반 토막이 나고, 개발사들이 자산을 헐값에 처분하면서 그 여파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5. 한국이 마주한 경고음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결코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한국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 경색을 겪으며 비슷한 징후를 보여주었습니다. 하남 감일지구 등지에서는 조기 중공, 미완공 상태의 분양 사기 사건이 벌어지고 있으며, 부도 위험에 놓인 중소 건설사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과거 중국에서 이미 벌어진 일들과 닮아있고, 우리는 그 전철을 되풀이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6. 낙관주의의 함정, 공급자 중심의 위험한 프레임
부동산 시장은 자주 공급자의 논리에 의해 움직입니다. “이번이 바닥이다”, “서울은 무조건 오른다”는 식의 낙관론은 자칫 자산 형성에 치명적인 실수를 부를 수 있습니다. 공급자들이 만들어내는 긍정적인 전망은 그들에게 유리한 ‘장사 논리’일 뿐입니다. 수요자인 우리는 냉정한 시선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7. 일본이 남긴 경고, 중국이 보여준 복사판
중국 부동산의 현재 상황은 1990년대 일본의 거품 붕괴를 떠올리게 합니다. 고령화, 정부의 대출 규제, 소비 심리 위축이라는 3중고 속에서 부동산 시장은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이 고리는 한 번 끊어지면 쉽게 복구되지 않습니다. 한국 또한 인구 정체와 자산 양극화 속에서 이 악순환의 입구에 서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8. 거품 붕괴, 기회도 있다
물론 거품이 꺼지면 모든 이에게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자산가에게는 타격이겠지만, 서민과 청년층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높은 빚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다만, 거품의 최고점에서 진입한 이들은 큰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은 늘 양면성을 가졌고, 이 균형을 읽어내는 것이야말로 개인의 생존 전략입니다.
9. 지금은 ‘경계’의 시간
중국은 지금 수십만 채의 공사 중단 건물과 수천만 채의 공실을 안고 무너지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그 징후를 곳곳에서 보이고 있으며, 이 상황을 무심히 넘겨서는 안 됩니다. 낙관도 비관도 아닌,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수요자는 더 이상 ‘전문가’의 말이 아닌, 스스로의 분석과 직관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며, 지금이야말로 그 감각을 키워야 할 때입니다. 옥석을 가리는 안목이 필요한 바로 지금, 우리는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