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대제철, 위기의 서막
현대제철의 경영 위기는 숫자로도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2022년 27조 원이 넘었던 매출은 2023년 25조 원대로 줄었고, 2024년 들어서는 23조 원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불과 2년 사이 4조 원 넘는 매출이 사라진 셈입니다.
영업이익의 감소는 더욱 가파릅니다. 2022년 1조 6천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23년에는 3천억 원대로 급감했으며, 이 흐름이 지속될 경우 조만간 적자 전환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2. 복합적인 위기 요인들
1) 철강 수요 감소: 건설 경기 침체의 여파
국내외 건설 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철강 수요가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과거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철강업계가 수혜를 봤던 시기와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2) 중국·일본의 저가 공세
중국은 내수 위축으로 철강을 해외 시장에 저가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자국 내 수요 침체로 가격 경쟁에 뛰어들며 국내 철강업체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3) 전기로 생산방식의 원가 부담
현대제철은 전기로를 활용해 친환경 생산 체제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전기요금 인상이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오히려 부담이 커졌습니다.
4) 대외 리스크: 미국 철강 관세 재부과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도입된 철강 관세(25%)가 다시 강화될 경우, 현대제철의 대미 수출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큽니다.
3. 위기 대응과 내부 갈등
1) 비상경영 체제 선언
현대제철은 위기 대응을 위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주요 대책은 임금 동결, 희망퇴직, 공장 운영 최적화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 노조와의 충돌: 성과급 문제로 확산
노조는 그룹사인 현대차와의 실적 차이를 이유로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동일 그룹 내 형평성을 보장하라는 입장입니다. 반면 회사 측은 철강 업황의 어려움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4. 철강 산업의 미래와 현대제철의 생존 전략
1) 철강 수요 회복, 당장은 어려워
조선업이나 자동차 산업 등 철강 수요 산업이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2)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이 핵심
단순 철강재 생산에서 벗어나, 초고강도강, 특수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3) 정부의 산업 보호 정책 필요
중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검토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조선·건설업 등 관련 산업과의 이해관계도 고려해야 합니다.
4) 장기적 관점의 전략 수립
생산 효율화, 글로벌 시장 다변화, 친환경 제품 확대 등 지속 가능한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질적 변화’가 절실합니다.
5. 위기는 구조의 문제, 해법은 혁신에 있다
현대제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닙니다. 공급 과잉, 대외 변수, 생산 구조의 부담 등 다양한 요소가 맞물린 구조적 위기입니다. 이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화, 시장 다변화, 노사 협력이라는 3대 축이 필요합니다. 단기적인 비용 절감보다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현대제철의 생존을 결정지을 것입니다.
지금은 뼈를 깎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현대제철이 그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한국 철강 산업 전체의 흐름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