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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홈플러스 법정관리 신청, 무엇이 문제였나?

by 하늘오두막 2025. 3. 20.

 

주말마다 카트를 끌고 장을 보던 마트가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닫는다면 어떨까요? 대한민국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가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한때 전국 곳곳에서 성업하던 이 마트는 왜 위기에 몰렸을까요? 그리고 그 뒤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요?

1. 홈플러스의 역사와 MBK의 인수

1) 홈플러스의 설립과 성장

홈플러스는 1997년 삼성물산이 대구에 1호점을 개점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IMF 경제 위기 속에서 경영난을 겪으며 영국 테스코(Tesco)가 지분을 인수해 운영하였고, 이후 테스코의 경영 문제로 인해 2015년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100% 인수하게 되었습니다.

2) MBK 인수 과정과 차입금 문제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약 7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으며, 그중 약 5조 원을 외부 차입으로 조달했습니다. 당시에는 홈플러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채무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후 시장 변화와 코로나19 등의 변수로 인해 계획이 틀어졌습니다.

2. 홈플러스 경영 악화의 원인

1) 유통 환경 변화와 온라인 쇼핑 확대

최근 10년간 국내 유통 시장은 급격히 변화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쿠팡, 마켓컬리, 배달의민족 등의 플랫폼을 선호하면서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마트는 고객 감소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2) 자산 매각과 매출 감소의 악순환

MBK는 인수 이후 차입금을 갚기 위해 알짜 매장을 매각하는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매출 감소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경영 악화를 초래하는 악순환을 불러왔습니다. 매장이 줄어들면서 구매력(바잉파워)이 감소했고, 이는 원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습니다.

3) 온라인 전환의 실패

홈플러스도 온라인 전환을 시도했으나, 새벽배송 등에서 법적 제약과 운영 문제로 인해 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마트 영업 시간 내에만 배송이 가능하도록 규제된 점도 온라인 전환을 어렵게 만든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3. 기습적인 법정관리 신청의 문제점

1) 법정관리 신청의 배경

MBK는 2024년 초 홈플러스의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는 일반적으로 극단적인 경영난을 겪는 기업이 선택하는 마지막 수단입니다. 하지만 MBK는 "선제적 예방적 기업 회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세우며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신속하게 받아들였습니다.

2) 채권자 보호보다 MBK의 이익 보호?

법정관리 신청이 채무 조정과 임금 지급을 위한 조치였다는 MBK 측 주장과 달리, 일각에서는 MBK가 법적 보호를 활용해 채권자와 협력업체에 손실을 떠넘긴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특히 납품업체들은 매출 채권(외상매출)이 연체되며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원의 채무 동결 조치로 인해 이들 업체는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며, 이는 또 다른 연쇄 도산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4. 국민연금 손실 가능성과 사회적 논란

1) 국민연금의 투자 손실 우려

국민연금은 홈플러스 인수를 지원한 MBK의 펀드에 약 6,0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현재까지 일부 원금이 회수되었지만, 약 3,000억 원이 회수되지 못한 상태이며, 이로 인해 최대 5,000억 원의 손실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2) 상환권 포기 논란

국민연금이 투자한 상품이 "상환전환우선주"인데, 일부 계약이 변경되면서 채권자 보호 기능이 약화되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이 주주로 간주될 경우, 법정관리 절차에서 후순위로 밀려 손실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5. MBK의 이미지와 향후 전망

1) 사모펀드의 한계

MBK는 네파, 딜라이브 등 여러 기업을 인수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부채를 기업에 떠넘기고 단기적인 이익 실현에 집중하는 경영 방식을 택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사태는 사모펀드가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에 대한 대중적 불신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고려아연 인수전에도 악영향

현재 MBK는 국내 최대 제련업체인 고려아연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MBK의 기업 운영 방식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있으며,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6. 결론: 홈플러스 사태가 남긴 과제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신청은 국내 유통업계뿐만 아니라 금융 및 사모펀드 시장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첫째, 사모펀드의 책임 강화: 단순한 금융적 접근이 아닌, 기업 운영에 대한 장기적 책임이 필요합니다.
둘쨰, 납품업체 보호 방안 마련: 유통업체의 도산이 연쇄적인 피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법적·정책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셋째,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 재검토: 공적 자금이 투입된 투자 상품의 안정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앞으로 홈플러스가 어떤 방식으로 회생할지, 그리고 MBK의 행보가 국내 M&A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